최영정말? 2020. 6. 7. 22:14

출처: Google 이미지


지난 겨울 발매된 9와 숫자들의 정규 4집 '서울시 여러분'을 최근에서야 듣고 있는데 8번 트랙에 세상에






고학년



요즘 어린 녀석들은

의지 부족인 것 같아

나는 고만할 때부터

학원 여섯 개는 기본

영어 수학에 논술

방과 후 과학실습 또

체르니 30번과 태권도 빨간 띠까지

흠 집에 가면 최소 여덟 시

흠 엄마 회식날엔 열 시 반

난 이제 4학년

고학년이라고 해

높을 '고' 자에 배울 '학'을 쓰지

난 높이 배워서

공무원이 될 거야

그게 요즘 트렌드래


요즘 어린 녀석들은

세상의 쓴맛을 몰라

그래 뭐 나도 그 나이 땐

낭만적인 꿈을 꿨지

한때는 락앤롤스타

시인 아니면 철학자

국어책 맨 뒷장에

고민한 흔적도 있어

흠 모두 한때 추억이지

흠 좋은 경험으로 생각해

난 이제 4학년

고학년이라고 해

높을 '고' 자에 배울 '학'을 쓰지

난 높이 배워서

공무원이 될 거야

그게 엄마 소원이래


난 이제 4학년

만으로 열 살이야

영어로는 틴에이저라고 하지

엄마 아빠랑은 이제 그만 놀 거야

하긴 뭐 언젠 놀았나


난 이제 4학년

만으로 열 살이야

공무원이 될 거야






출처: 9 and the Numbers: Tema @YouTube











저, 그러니까... 고학년?

너는 인생 2회차,

그게 아니라면 최소 40학년쯤?


나도 시인이 꿈일 때가 있었는데









좋은 경험으로 생각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많이 뜨끔했다고 내가 ☞☜












고학년 속 화자인 어린이를 비롯해 청소년, 청년층, 은퇴세대, 또 소수자까지. 각자의 발 앞에 떨어진 일상은 고되고 팍팍한 사연으로 가득한데 어째서 그런 '여러분'이 모여 만들어진 '서울시'는 그럴싸한 걸까요. 혹은 그럴싸해 보이는 걸까요. 외롭죠. 그렇지만 너무 외로워 말아요. 여기 나도 그래요. 실은 우리 다 그래요.





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