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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인 것

최영정말? 2021. 3. 4. 23:50


너는 왜 너야?

이를 테면 너는 왜 여자야? 너는 왜 한국인이야? 왜? 왜? 왜라고 물을 수 있는 걸까. 그럼 이건 어떨까. 너의 쌍꺼풀을 찬성해. 하지만 너의 오른쪽 볼에 난 작은 점은 반대해. 이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걸까.

생을 놓아버린 이들의 소식이 이어진다. 선택할 수 있다면 스스로 소수가 되고자 하는 인간이 몇이나 될까. 그럴 수 없으니까 다양한 것이다. 이유도 목적도 없다. 그저 있어서 있는 것. 존재란 그런 것이다.

그러나 저 바보 멍청이 같은 질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겨눌 것이다. 성별을, 나이를, 정체성을, 장애를, 인종을, 국적을, 또 다른 어떤 것을, 무참히 부정하는 방식으로. 혐오의 방식으로.

내가 여자인 이유도, 한국인인 이유도 있을 리 없다. 나의 쌍커풀을 찬성한대도, 또 나의 오른쪽 볼에 난 작은 점을 누군가 한사코 반대한대도 나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 것이다.

존재에 이유는 없다.
찬성도 반대도 없다.

그러니 제발 혐오를 멈춰 이 나쁜 인간들아.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