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하루 뽑기 : 3월

네네, 그렇습니다,
이런 사연으로 뽑게 된

3월의 하루는
두구
두구
두구
두구

15일.

최근 2-3개월 정도 거의 매일 악몽을 꿨다. 주로 약속 시각에 늦거나, 그래서 못 가거나, 혹은 만나야 할 사람을 못 만나거나, 해야 할 무언가를 하지 못하게 되는 꿈들이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지각하는 꿈,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지각하는 꿈을 많이 꿨다. 그 밖에도 대학교 시절쯤의 내가 어딘가로 MT 비슷한 것을 갔다 돌아오는 차편을 구하지 못해 밤새 표를 구하는 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도로에서 모든 택시가 나만 승차거부하는 꿈. 하다하다 12층 사무실에 출근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3층 다음이 무려 1000층, 1000층에서 또 갑자기 3층만 무한반복하는 가운데 왜인지 나만 그 안에 갇혀 내리지 못하는 꿈까지.
약속에 좀 늦을 수도 있지 뭐
라거나
오늘 안 되면 내일 하지 뭐
이런 느긋한 성향이면 굳이 악몽까지는 아니었겠지만, 나는 그런 상황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 몇 달간 이 악몽에서 벗어나며 맞이하는 캄캄한 새벽이 너무 버겁고 불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새로운 장르의 꿈을 꿨는데 그날이 바로 3월 15일.
"이제 우리 여기에서 살 거야."
세상 눅눅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창고 같은 공간을 눈 앞에 두고 엄마가 이렇게 말했다. 수리만 하면 괜찮다면서 바닥을 뜯더니 뚝딱뚝딱. 그러자 바닥 저쪽에서 수도관이 터져 물줄기가 솟고 나는 생각했다.
'아니... 전혀 괜찮지가 않잖아...'
그리고 꿈에서 깼다. 1분도 있고 싶지 않은 공간이었는데 살 거라니? 휴우. 큰일날 뻔. 그런데 출근길에 검색해 보니 의외로 길몽. 와우 그렇다면 복권을 사 볼까. 해서 산 것인데 과연 그 꿈은 나에게 무엇을 주었느냐,

꽝꽈라꽝꽝 꽝꽝
(아니 이렇게 올 꽝이기 있냐 없냐)
뭐어? 매달 700만워어언?
하면서 흑심 한가득 품고 도전했지만
깔끔하게 꽝
3월에는 이런 하루가 있었습니다 : )
▶ 뽑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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