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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후드 vs 보이후드

출처: 네이버 영화


〈걸후드〉를 보고





출처: 핀터레스트


〈보이후드〉가 생각났다.





단순단순

ㅋㅋㅋㅋ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셀린 시아마 감독의 〈걸후드〉는 2014년 작품이지만, 올 가을 국내에 정식 개봉되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그녀의 또 다른 작품 〈워터 릴리스(2007)〉, 〈톰보이(2011)〉와 함께 잠시 특별전의 형태로 앞서 개봉되기는 했었지만. 어쨌든 영화는 파리 근교에 사는 10대들의 고민과 상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어떤 극복에 대해 주인공 마리엠(카리자 투레)의 일상을 통해 들여다본다.



〈보이후드〉도 그렇다. 텍사스에 살던 6살 소년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이 18살 청년으로 성장하기까지 가족, 친구,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 겪어낸 방황과 불안, 기쁨과 행복, 그리고 어떤 성장에 대한 이야기. 이 영화는 '비포' 시리즈를 탄생시킨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2014년 작품이다. (앗, 쓰고 보니 둘 다 2014년!) 재미있는 것은 12년이라는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곧 실제였다는 점이다. 즉, 촬영기간도 12년. 그래서 장면 속 소품은 물론이고 첫 촬영(2002년)에 사용된 35㎜ 필름을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고수해 작업했다고 한다. 분장이나 대역 없이 12년의 세월을 오롯이 간직한 극 중 모든 인물들의 모습도 어딘지 뭉클한 지점이 있다.





출처: 부산일보


12년 동안의 메이슨. 12년 동안의 엘라 콜트레인. 어느 쪽이든 그야말로 보이후드. 시간의 더께는 결코 흉내낼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보이후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려고 했던 게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걸후드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어쩐지 〈보이후드〉에 필터를 씌우면 〈걸후드〉가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슨도 마리엠도 모두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마리엠에게는 여성이라는, 흑인이라는, 그리고 빈민층이라는 세 가지 정체성이 더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성별이라는, 인종이라는, 계층이라는 필터를 씌운 뒷면 같은 영화. '그녀'가 주인공인데는 감독의 명확한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세심한 시선을 가진 감독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또 굉장히 거침없다. 어떤 판단도 어떤 짐작도 하지 않고 툭 던지는 느낌이랄까.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꺼내 '자 보시죠' 하고 조금 더 잘 보이는 곳에 그냥 툭. 그런 느낌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워터 릴리스〉와 〈톰보이〉도 그래서 인상적이었다. 대담하고 강인하다. 그리고 그 집대성이 바로





〈타여초〉 (a.k.a 불초상)





(아닙니까, 감독님?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