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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웰

 

 

※ 스포 엄청남 ※

 

 

 

 

 

출처: Amazon.com

 

 

"가족 중 누군가의 남은 삶이 3개월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솔직하게 이야기할 건가요, 숨길 건가요?"

 

 

 

 

뉴욕에 사는 빌리(아콰피나)는 매일같이 통화하며 일상을 주고 받던 할머니의 폐암 4기 소식을 듣고 중국으로 향한다. 미국, 일본으로 흩어져 이민을 떠났던 가족들이 25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만들어낸 이 순간의 명분은 할머니의 병이 아닌 빌리의 사촌 하오하오(천한)의 결혼식. 전력을 다해 거짓말을 하기로 작심한 가족들 사이에서 빌리는 혼란스러워 한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는 처음 질문과 같은 호기심이 영화의 핵심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그래서, 빌리는 말을 할까, 안 할까. 궁금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지만 다 보고 나면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질문을 바꾸어

 

"내가 바로 남은 삶이 3개월 뿐인 그 누군가일 때, 가족들이 어떻게 해주었으면 하나요.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편이 좋은가요, 숨기고 이야기해주지 않는 편이 좋은가요?"

 

 

 

 

이런 상황도 떠올려보게 되는데, 두 질문에 서로 다른 바람을 가진 이들이 꽤 있지 않을까. 그리고 혼란스러울 것이다. 빌리가 그랬듯이. 영화를 만든 룰루 왕(Lulu Wang)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어떤 선택이 맞고 또 어떤 선택은 틀리다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때때로 이런 선택을 했다가 또 저런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원래 그렇다는 것. 상대방을 위해서는 잘도 거짓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나에게는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으면 하는 모순된 마음. 그 마음과 그 마음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할머니에게 이런 거짓말을 할 수 있냐며 열을 올리는 빌리조차도 뉴욕의 추운 날씨를 걱정하며 모자는 잘 썼냐고 묻는 할머니에게 너무나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었으니까.

 

할머니의 병을 숨긴 가족들의 거짓말은 나쁜 거짓말이고, 쓰지도 않은 모자를 썼다고 답하는 빌리의 거짓말은 착한 거짓말일까. 가족들의 거짓말은 무거운 거짓말이고, 빌리의 거짓말은 가벼운 거짓말일까. 다 같은 거짓말일 뿐이다. 애정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모두 같은 거짓말.

 

 

 

 

모두가 나쁜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거짓말'도 어떤 관계 안에서는 삶의 온기가 되어준다. 랄까요.

 

 

 

 

 

 

 

 

 

 

 

자, 그러니까, 그래서,

 

과연 빌리는

 

 

 

 

 

 

 

 

 

 

 

 

말을

 

 

 

 

 

 

 

 

 

 

 

할까요?

 

 

 

 

 

 

 

 

 

 

 

 

 

안 할까요?

 

 

 

 

 

 

 

 

 

 

 

 

 

 

 

 

 

※ 아무리 스포가 엄청나도 차마 이것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