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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구름 한 점

 

 

 

띠용 이런 책이 있다니

 

 

 

 

책을 선물할 일이 있어 이리 저리 보다가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다. 제목부터 『날마다 구름 한 점』. 이 도톰한 책 속에 365개의 구름이 있다. '구름감상협회'의 회원들이 저마다 포착한 구름을 협회 설립자이자 회장인 개빈 프레터피니(Gavin Pretor-Pinney)가 펴낸 책.

 

세상에 '구름감상협회'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놀랐는데, 회원의 수가 120개국에 5만 3천 명 이상이라니요. 하늘을 쫓아 구름이란 구름은 모조리 사냥한 뒤 머리를 맞대고 이 구름이 좋을까 저 구름이 좋을까 자뭇 진지하게 이 책을 만들었겠지.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아아 안 되겠군. 이 책은

 

 

 

 

나에게 선물한다. 후훗.

 

 

 

 

그리하여 한 구름, 한 구름, 감상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다채롭고 유익하다. 구름의 학명이나 관련된 이야기는 물론이고, 구름을 그린 화가들의 작품 이야기, 구름을 노래한 문학작품의 일부도 함께 실려있어

 

오오

오??

오!!!

 

연발

 

 

 

 

 

 

《날마다 구름 한 점》 중에서

 

예를 들어 39,335번 회원이 잉글랜드의 한 지역에서 찍었다는 이 구름의 이름은 틈새층상고적운이라고 한다. 사이사이에 간격이 있는(틈새) 하늘에 넓게 펼쳐진(층상) 대류권 중간 높이에 생기는 덩어리 모양의 구름(고적운)이라는 뜻이라고. 나는 이 구름이 반가웠다.

 

 

 

 

 

 

20170324 / Argentina

 

이과수 폭포를 보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보았던 구름과 같은 구름인 것만 같아서. 물론 그 이름은 오늘 알게 되었지만. 그때 알았더라도 지금쯤 잊어버리고 말았을 난이도 상의 이름이다.

 

 

 

 

 

 

 

 

 

 

 

 

 

 

 

 

《날마다 구름 한 점》 중에서

 

그런가 하면 이 구름의 이름은 자개구름. 이 아름다운 구름은 아주 높은 고도에서 만들어지는 구름으로, 위도 50도 이상의 지역에서만 관찰된다고 한다. 이 구름의 또 다른 이름은 '진주의 어머니 구름(진주모운)'. 누가 지었을까. 참 잘 지었다.

 

 

 

 

 

 

20130724 / Croatia

 

자개구름은 아닌 것 같지만

못지 않았던 크로아티아의 하늘. 자다르의 석양.

 

 

 

 

 

 

 

 

 

 

 

 

 

 

 

 

《날마다 구름 한 점》 중에서

 

이류안개가 자욱한 홍콩의 밤하늘을 보고

 

 

 

 

 

 

20150301 / Hong Kong

 

내 기억 속 맑은 홍콩의 밤하늘을 꺼냈다.

 

 

 

 

 

 

 

 

 

그리고 이따금씩 이런 유머도 좋다.

 

 

 

《날마다 구름 한 점》 중에서

 

빈센트 반 고흐(우리 회원은 아님)

 

 

 

 

 

 

 

 

 

 

 

 

 

 

 

 

《날마다 구름 한 점》 중에서

 

이탈리아 하늘 위의 부챗살빛은 못 봤지만

 

 

 

 

 

 

20170812 / Cuba

 

쿠바의 하늘에서라면 본 적이 있지.

 

 

 

 

 

 

 

 

 

 

 

 

 

세계의 하늘을 보러 가고 싶다. 아주 추운 곳. 더운 곳. 눈부시게 맑은 곳. 또 흐린 곳. 해가 지는 곳. 뜨는 곳. 잠시 세계의 하늘을 떠올려본다.

 

 

 

 

 

 

 

 

 

 

 

 

 

 

 

 

20210328 / Korea

 

오늘 한국. 서울의 하늘은 내내 흐렸는데.

 

 

 

 

 

 

문득. 미얀마의 하늘을 생각한다. 미얀마의 하늘은 아직 본 적이 없지만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반, 전혀 모르겠는 기분이 또 반. 미얀마의 날씨를 검색한다. 최고 38℃. 최저 25℃. 대체로 청명한 날씨.

 

내내 흐렸던 서울 하늘 아래서 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세계의 하늘을 잠깐씩 떠올리는 하루를 보냈지만, 미얀마의 뜨거웠을 하늘 아래서 그곳 사람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많이 죽고 다쳤다. 미안함과 슬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간절함을 보탠다.

 

어떤 곳에서 본 적 있는 멋진 하늘을 머나먼 나라에서 보기도 하는 것처럼. 자욱했던 안개가 걷힌 자리에 말갛게 하늘이 고개를 내밀기도 하는 것처럼. 하루빨리 모두가 사랑하는 이들이 기다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너무 많이 다치지 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구름 책 보다가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