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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녁을 두고 갈 수 없는 마음

일주일 동안의 스페인어 수업이 끝났지만 선생님이 좀 아쉬워 연장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복습을 하는 주말 오후를 보내며 조촐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어 볼까, 하고 찾아간






인도 풍의 카페. 들어가 메뉴판을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마지막 장에 글쎄,






아아- 반하고 말았다. 매일 매일이 다른 달콤한 꿈이라니.

주인 아주머니께 물었더니 오늘은 살구파이라고 해서 그러면 또 안 먹을 수가 없네, 하며 주문






파이는 정말 집에서 만든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되게 맛있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나는 이미 반했기 때문에 맛만 좋았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한 번 더 반했쪙.






복습. 복습.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많이 나온다) 내 여행의 동반자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는데,







설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니? 설사였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 너머로 이렇게 석양이 지고 있는데? 오늘의 달콤한 꿈이 무려 살구파이인데? 설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네, 이렇게 또 소중한 단어, 익히고 갑니다. ㅋㅋㅋ 여기요, ㅋㅋㅋㅋㅋㅋ 계산 좀 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카페를 나와 광장을 가로질러 숙소로 돌아가는 이곳 하늘은 오늘도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어느 날 저녁.





또 어느 날 저녁.





또 다른 어느 날 저녁. 그리고





오늘 저녁.





옥상 테라스에서 바라본 하늘. 이런 저녁을 두고 떠나다니. 벌써 2주가 되었지만 도저히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아아 어떡하지.


   



오늘의 스페인어


Tengo diarrea.     /      나 설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