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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비범한 여행: 네 달 반째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경유차 일본 공항에 잠시 대기 중이다. 지금이다 싶어 마저 적어 내려가는

 

 

 

여행의 기록,

 

 

 

보름 간의 꼴롬비아 이야기.

 

 

 

 

Cartagena

 

 

까르따헤나. 제대로는 Cartagena de Indias. 꾸바를 닮은 꼴롬비아 북부의 도시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집들이 늘어선 풍경으로 유명하다.

 

 

 

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음

 

 

 

과연,

 

 

 

알록달록하군, 음음

 

 

 

마차도 보이고, 그렇군.

 

 

하며 그저 시큰둥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정말이지 너무너무 더웠다. 사진이 다 뭔가요 싶은 습도랄까. (하지만 나중에 꾸바에 가서 반성했다. 이 정도면, 그래. 쾌적했다.)

 

 

 

하루는 지도를 보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 할아버지의 집이 이곳에 있는 걸 발견. 그럼 안 가 볼 수가 없지, 해서 찾아가 봤는데 들어가 볼 수는 없게 되어 있었다.

 

 

 

꼭꼭 닫힌 문.

 

남미여행을 떠나오면서 어떤 책을 가지고 가면 좋을까 생각했을 때, 가브리엘 할아버지의 백 년 동안의 고독도 후보 중 하나였는데 1. 무겁다 2. 절대로 보자마자 잠든다 등등의 이유로 결국 가져오지 않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1/3지점까지만 대체 몇 번째 읽고 있는지 모르겠다. 할아버지 미안해요. 언젠가, 언젠가는, 이, 읽,

 

 

 

또 어떤 하루는 배를 타고 비치가 예쁘다는 섬에도 다녀왔는데,

 

 

 

이 때 즈음 생일을 맞은 친구들이 있어 뭐라도 해보려고 미리 사 두었던 말풍선은 가방에 넣고 이리저리 다녔더니 손잡이가 온데간데 없어지고 많이 구겨졌다. 미안하다 축하했다.

 

 

 

숙소 앞 골목 풍경.

꼴롬비아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상상했던 남미에 가까운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 이를테면 사람들, 거리, 공기. 그렇다고 해도 베드버그까지는 느끼고 싶지 않았는데

 

 

이 곳 숙소에서 물려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몰랐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모기자국이 후후둑 양팔을 뒤덮어 모기로군, 했을 뿐. 하지만 이튿날은 발목. 또 이튿날은 등을 비롯한 여기저기. 그래도 그저 모기로군 모기야, 했는데 별안간 이거 베드버그 아니야? 싶어 찾아보니,



♬딩동댕동



약과 연고를 처방받은 뒤 주인에게 이야기해 약값을 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휴-휴-

 

 

아무튼 그렇게 떠나 이동한 꼴롬비아의 두 번째 도시는

 

 

 

 

---- ---- ---- ----  절  취   ---- ---- ---- ----

까지 적고는 어쩐지 지루해 '자, 한국에 가서 마무리할까?' 하고 덮었는데 6일이 흘러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떠나 이동한 꼴롬비아의 두 번째 도시는 말이죠,

---- ---- ---- ----  이  음   ---- ---- ---- ----

 

 

 

 

Medellín

 

 

메데진. 과거 마약으로 유명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콜롬비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이야기되고 있는 도시. 하지만 나는 이 도시에서 또 한 번 소매치기를 당했다. (안전이 뭐죠 먹는 건가요)

 

 

 

사실 메데진에서는 거의 한 것 없이 숙소 앞 이 구름다리를 건너 큰 마트를 설렁설렁 오갔던 일 밖에는 없다. 리마의 한국 대사관에서 받아 온 여행경비도 거의 떨어져 가고, 대사관이 있는 보고타까지 앞으로 열흘 정도는 알뜰하게 버텨야 했기 때문이다. 도시가 기대와 달리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기도 했고.

 

 

 

그러던 어느 날, 숙소 앞에 부뉴엘로 가게가 있지 뭔가.

부뉴엘로는 삐까로네스(뻬루식 도너츠)의 친구랄까 사촌같은 느낌의 음식인데 이게 여기 있다니, 절대로 먹어야지, 암, 하며 들어갔다가

 

 

 

며칠째 아무데도 구경가지 않았다는 내 말에 옆 테이블의 아주머니께서 뭔가 엄청 알려주셨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그럼 가볼까, 하고 환전할 200달러를 챙겨 숙소를 나섰는데

 

 

 

그만 뒷주머니에 넣어 둔 200달러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주머니가 가려져 있었는데 도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란 말이죠, 네?

 

 

속은 상했지만 이제 이정도쯤은 맥주 한 캔이면 대충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태연하게 짐 싸기. 에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ali

 

 

살사의 도시 깔리. 꼴롬비아 남부에 있다. 사랑의 도시.

 

 

 

굉장한 오르막 내리막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나는 일단 이곳에서 누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틈만 나면 셀피찍기에 여념이 없는 서영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를 만나야 했다. 왜냐하면 나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연히 까르따헤나에서 만나 인연이 되어 연락을 주고 받았던 것이 이렇게 까지 이어졌다. 그녀 덕분에

 

 

 

남미에서 보기 드문 콜드브루도 마실 수 있었고,

 

 

 

차근차근 배워

 

 

 

살사스쿨 친구들과 바에 가서 살사도 출 수 있었다. 춤바람 살랑살랑.

 

 

 

숙소를 나설 때면 계단 복도에서 보이던 마을 풍경.

 

 

 

상냥하고,

 

 

 

감쪽같은,

그 소박함이 귀여운 골목골목. 그리고 사람들.

 

 

 

밤 늦도록 술래잡기며 이런저런 놀이를 하느라 재잘재잘 할 말이 한참인 꼬마들의 목소리까지.

 

 

 

그 모든 것이 사랑스러운 깔리였다. 그리고

 

 

 

내게 살사의 매력을 알게 해 준 곳.

 

 

 

바에 갔던 날, 젊은이도 노신사도 하나같이 '나는 살사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하는 눈빛으로 춤을 추는데 그 모습이 정말이지 아름다워 숙소에 돌아와 행복한 기분으로 삐냐꼴라다를 마시며 다짐했다.

 

 

언젠가 또 남미를 여행하게 된다면 깔리는 꼭 다시 와야지.

 

 

 

고마웠어요 서영씨!

 

 

 

 

Bogota

 

 

보고타. 콜롬비아의 수도. 남미여행의 마지막 도시.

여기에서는 정말이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무 것도 안 했다. 그게, 보고타라는 도시가 생각보다 커서 뭘 할라치면 뭘 타야 된다. 그게, 귀찮다. 하지만 정말로 아무 것도 안 한 것은 아니고 제법 큰 일을 두 가지나 했는데 하나는 대사관에서 여행경비 신청하기. 다른 하나는

 

 

 

염색하기.

그런데 염색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 드라이를 해 주시길래 뭐지, 뭐지, 하며 졸다 정신을 차려보니

 

 

 

생머리를 만들어 놓으셨다!!!!!!!!!!!! 아아악!!!!!!!!!!!!!!!!!!!!!!!!!!!!!!!!!!!!!!!!!!!!!!!!!!!!!!!!!!!!!!!!!!!!!!!!!!!!!!!!!!!!

 

 

 

 

그런데 그게 또 오랜만에 기분전환이 되어 그날 하루 잘 누림. ㅋㅋㅋ 덕분에 파마가 많이 풀렸다.

 

 

 

 

그날 오후, 꾸바에서는 사기 힘들다는 샴푸며 치약. 그런 것들을 사 와서는 짐을 꾸리는 것으로 남미대륙의 여행은 평범하고 비범하게 끝났다.





이제 CUBA,

 

 

 

 

오늘의 스페인어

 

Mi amor Cali ♡     /     내 사랑 깔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