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있어 나가는 길에 우편함을 보니 무언가 도착해있었다.
'제발 무사히 도착하게 해주세요!' 하며 꼼꼼히 포장했을 모습이 한눈에 그려지는 옅은 하늘색의 카드로, 대만에 사는 Houte로부터 온 것이었다.
우리는 8월 어느 날. 꾸바, 아바나에서 만났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뜯어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종종걸음으로 아무 카페나 들어가 꺼내보았더니
또박또박 예쁘게 각이 진 Houte의 한글과 함께,
으아아아아아! 이건 너-무 사랑스럽잖아! ♡
그리고 그림을 좋아하는 Houte는 내가 가보고 싶어했던 '이란(宜蘭)' 지역의 풍경도 뒷면에 직접 그려주었다.
오비스뽀 거리를 걷다가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을 샀다며 자랑하던 그녀의 반짝였던 얼굴. 애매하게 퀴퀴한 냄새가 났던 까사의 그 방. 크고 묵직했던 짙은 색 문. 등을 타고 흘렀던 땀. 더운 공기. 이런 것들이 떠올랐다.
깜짝 선물에 그야말로 깜짝 놀란 나는 서둘러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 감사의 마음과 연말인사를 전했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그런데 생각해 보니 중국어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여
聖 誕 節 快 樂 !
(셩딴즤-에콰일뤄)
그리고 우리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