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 영화
어쩌다 우연히 가족이 된 이들이 바다로 물놀이를 간다. 찰박거리며 노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할머니. 즐거운 나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이 옴짝이며 했던 말.
"다들 고마웠어."
그리고 며칠 뒤, 자는 듯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런 연기를 했던 그녀가 어제, 정말 눈을 감았다. 자는 듯 조용히 눈을 감는 연기를 하는 키키 키린을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어마어마한 팬은 아니었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서 그녀가 아닌 다른 엄마, 다른 할머니라니. 잘 그려지지 않는다.
긴 시간 아팠다고 한다. 그날 그 바닷가에서 그녀는 진심으로 고마웠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해 질 무렵의 바다와 발바닥에 와 닿는 모래, 수십 년을 걸어온 자신의 길과 남아있는 얼마간의 날들, 그리고 눈 앞의 어느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들 고마웠어."
"저도 고마웠어요. 이제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