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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하루

어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 우수아이아에 왔다.





아침을 먹고 이틀 더 묵겠다고 했더니 '예약이 다 찼는데 괜찮다면 여기라도' 라며 보여준 방이






어머나?





아이고 선생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괜찮을리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음에 쏙 들었다)





(약간 귀여운 척을 또 하며)똑같은 가격으로 해 줄거니?


(황급히 주변을 살피며)너한테만 해주는 거야,





(나이스!)





(이번에는 약간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그럼 내일-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두 밤 다 여기서 자렴.





(나이스나이스!)





그리하여 모처럼 빨래도 주렁주렁 널고, 이어폰 없이 음악도 듣는 하루가 주어졌다.





피치카토 파이브의 옛날 앨범을 골랐는데, 듣다보니 기억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어느 날.





터미널에서 이과수행 버스 티켓을 사고 어슬렁어슬렁 근처를 배회하다 근처에 재패니즈 가든이라는 게 있다는 한솔씨 말에 가볼까 하고 갔다. 스피커에서는 일본 노래가 연신 흘러 나오고 우리들은 내키는 대로 걸었다. 그런데 문득,




'나 왜 여기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왜 여기에서 큰 잉어보고 놀라고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생각이 들어 별안간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다.




그러고보니 이날은 정말 많이 걸어서 기회를 엿보다 틈만 나면 앉았다 가자고 졸랐었다.





봐봐요, 여기 앉으니 이렇게 행복합니다 여러분.jpg






젊은 양반들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앉아 봐.jpg






마침 그늘이니 안 앉을 이유가 없잖아.jpg





이런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우리는 다시 만나 함께 이과수로 가는 버스를 탔다.




오늘의 스페인어

"Buena suerte!"     /     "굿 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