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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무주산골영화제

매번 가고 싶어서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도 막상 때가 되면 귀찮아서 안가고 말았던 무주산골영화제에 올해는 다녀왔다.






처음 가보는 무주. 꽤 아래에 있어 놀랐다.










도착/






날이 좋았다. (라고 입방정)






보고 싶은 영화상영까지 시간이 좀 남아 메인 스테이지에 도착해 동태를 슥, 파악하고는 작전상 후퇴.





(근처 카페로)






작전 1. 집에 어떻게 가지?


터미널에 도착해 서울행 표를 미리 사두려고 했는데 이미 매진. 급한대로 버스시간표를 받아와 보니 대전까지 가서 서울행 버스로 갈아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작전 2. 영화 뭐 보지?


나름 계획(파란색)이 있었는데, 올 때는 물론이고 갈 때의 버스 시간도 모두 내 맘 같지 않아서 계획의 수정(빨간색)이 불가피했다. 집에는 가야 되잖아...(또르륵)











그리고 일을 좀 했는데, 놀러 와서 이게 다 뭔가 싶어 갑자기 짜증이 확 났다. 휴-우 정말 이게 다 뭐야. 요즘에는 거의 모든 주말이 일로 얼룩져있어 한 번씩 허무해질 때가 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본 첫 영화는





출처: Naver 영화



인생후르츠(2017)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이고, 배우 키키 키린이 나레이션으로 참여했다. 일본문화 전반에 심심치 않게 깔린 '여성은 순종이 곧 미덕이지요' 라는 시선을 또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은 유감이었지만, 그들 중 누군가에게 찾아온 죽음의 순간에는 역시나 너무 슬퍼져 울고 말았다. 우리는 모두 죽는데 자기 몫을 잘 살고 가는 이가 있다면 그것이 꼭 슬퍼만 할 일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라면 슬퍼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진짜' 죽음을 보는 일은 몇 년 전부터 나에게는 견디기 힘든 슬픔 중 하나다.






영화를 보고 나와 맥주와 닭강정 기타 등등을 사들고 메인 스테이지로 향했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 맥주를 홀짝이며 책을 보고 있는데 점점 석연치 않은 하늘.






10센치의 공연이 끝난 후 하늘은 정말 왜 이래 싶은 모습이었다. 날이 좋았다고 입방정을 떨어서 그랬는지 급기야 후두둑후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구 없어지기 3분 전 느낌. 밤에는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계획했지만 보지 못하고 철수해야 했다.










다음날 아침 평화로운 메인 스테이지.






'등나무 운동장'이라고 부른다.






낭만적인 이 운동장이






어딘지 마음에 쏙 들었다.






올라가 앉아있으면 시원했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푸르렀다.






일요일 오전이라면 마음먹고 한적한 읍내 골목 산책도 하면서 쉬엄쉬엄 돌아와 본 두 번째 영화는





출처: Naver 영화



미래의 미라이(2018)


이건 중간에 조금 졸았다.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진부한 데가 있어서 그때 야금야금 졸았다. (미안) 그리고 이거 보신 분, 주인공 목소리 아무래도 안 어울리지 않아요? 나만 그래요? (그렇다면 미안미안) 끝날 때까지 아주 신경이 쓰였다.






영화가 끝나고 잠시 휴대폰 충전할 겸, 더위도 피할 겸, 책도 보고, 일도 조금 할 겸, 카페에 앉아있다가





변영주 감독을 보았지 뭐람? (수줍어서 인사 못 함 #1)





오후에 배순탁 작가와 등나무 운동장에서 이야기 나누는 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보고 싶었던 영화도 꼭 그 시간에 시작이라 고민 끝에 결국, 영화를 보기로 했다. 감독님은 뭐 안 봐도 멋있겠지, 그래. 아무튼 그렇게 본 마지막 영화는





출처: Naver 영화



보희와 녹양(2018)


요즘 극장에서 상영 중이기도 한 영화다.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이번에 상영 소식을 듣고 꼭 보려고 마음먹었던 영화. 포스터 속 두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 '보희' 그리고 '녹양'. 나름 반전이랄까 그런 부분이 있어 다 적을 수는 없지만, 보고 나면 영어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A BOY AND SUNGREEN. 정말, 보희에게 녹양은 빛이고 푸르름이고 또 우거짐이다. 






그렇게 (내 일정 기준) 마지막 영화를 보고 터미널로 향해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응? 으응? 이번에는





배순탁 작가를 보았지 뭐람? (수줍어서 인사 못 함 #2)





비록 수줍음 많아 슬픈 짐승이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함께 사이좋게 대전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렇다는 것은 작가님, 작가님도






























이 버스 못 타신 거죠? 네?





괜찮아, 괜찮아, 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