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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남시무소] 3탄: 출국 대기자의 근황


"온두라스 좀 다녀올게요!" 라고 말했을 때는




↓ 참고 ↓ )


33일 동안의 영월







이랬는데, 어느새






이렇다가, 또 언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빠르다 빨라.
















코이카 140기 예비단원으로 영월에서 한 달 남짓 교육을 받고 3월 초 출국 예정이었지만 대기. 대기. 대기유지. 유지. 유지. 대기. 여전히 유지. 그렇게 지내다보니 오늘로써 대기자 생활 꼭 3개월이 되었다. 교육을 마친 예비단원이 이렇게까지 길게 대기하는 일은 보통은 없다고 하는데, 이미 파견되어 활동 중이던 선배 단원들 또한 전원 입국하여 대기. 대기. 대기유지. 유지의 생활을 하고 있으니. 무척 예외적인 상황이다. 그리하여 하염없이 대기하며 보낸 대략 90일. 그 근황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말했잖아요?






















어남시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3월, 첫 번째 달



출처: 네이버(Never) 영화


내내 영화를 봤다. (사장님께는 미안하지만) 사람 없는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주 가는 영화관은 대체로 사람이 잘 없는 편이다. 그래서 자주 가는 것인가. 마침 보고 싶었던 영화들도 밀려있어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한 편씩 챙겨보았다. 영화관▶집▶영화관▶집▶집▶집▶집▶자연스럽게 수렁에 빠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몸이 멈추니까 마음도 같이 멈추는 날들이 이어졌다.









4월, 두 번째 달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현지어 공부를 하기로 결심. 중미의 온두라스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스페인어 수업을 들었었다. 받아는 두었지만 막상 수업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스페인어 교재를 꺼내고 보니, 심하게 깨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 한 챕터씩 마스터해서 스페인어 끝판왕이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실행에 옮겼다. 각 챕터마다 마지막에 이렇게 연습문제가 있어 뭔가 공부하는 느낌은 났지만 재미가 없는 것이 함정. 그래도 마지막 챕터까지 보기는 했다. 뭐라도 해서인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은 기분. 그래서






문법책 사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지고 있던 책보다 스물 일곱 배는 더 재미없게 생겼지만 왠지 든든한 느낌. 무엇이든 찾아보면 여기에 다 들어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 아닌가요?






이것 봐, 이것 봐, 뿌리부터 설명해주고. 이런 책 좋더라. 두고두고 보게 될 것 같은 느낌. ☞☜ 그래서






3장까지만 보고 그 뒤로 계속 두고 보는 중이라 미안합니다. 잠깐 운동 좀 하고 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발레 등록. 반년 정도 배운 적이 있어서 다시 등록하고 설레는 마음에 레오타드 꺼내서 입어 봤다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너가 작아진 거니? 내가 커진 거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몸을 움직이면 마음의 상처가 아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계속 연기되어 결국 6월 개강.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또, 4월에는 친구의 결혼식도 있었지. 친한 친구의 결혼이라 참석하지 못해 어쩌냐며 아쉽다고 인사를 인사를 다 했는데, 참석은 물론 꽃잎도 뿌려주었지 뭐람? 나 잘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멍때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행복하렴 기면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월, 세 번째 달




타투를 했다.






가지고 있던 팔찌와 반지의 문구를 조금 바꾸어 양쪽 팔꿈치 위에 새겼다. 직접 요청한 문구를 각인해 늘 하고 다니다 3년 전 잃어버린 팔찌.




QUIERO BAILAR TANGO

[끼에로 바일라르 땅고]


탱고 추고 싶어



그때는 정말 그런 마음이었는데 아르헨티나 여행할 때 기회가 있어 배워보니 상당히 어려운 춤이었다. 그래서 살사로 전향. 살사는 사랑이다. SALSA라고 새긴 반지를 하나 더 만들까 했지만 어딘지 어색한 것 같아 그만두고 양쪽 팔꿈치 위에 나란히



quiero bailar contigo

[끼에로 바일라르 꼰띠고]


너와 함께 춤추고 싶어



라고 새겨넣은 것인데, 대단한 의미는 없다. 그보다도 타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언젠가 트위터에서 본 글이 떠오르곤 하는데 내용이 대략



이건 무슨 의미냐

저건 무슨 의미냐

묻지 좀 마

그냥 한 거야, 그냥

일일이 의미 담으면 족장이지

좋아서 한 거야,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정말 현인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릎을 치며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있다. 족장까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좋으니까 한 거지 뭐. 그렇게 생각한다. 2020년 5월의 나 역시 '너와 함께 춘다는 것이 중요하지. 춤이든, 삶이든, 그게 무엇이든.' 하는 단순한 생각을 그저 경쾌하게 새겼을 뿐입니다. 거창한 의미는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이런 귀염뽀짝한 것도 만들고 있다.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편집 디자인 과정에 도전. 포토샵과 일러스트부터 익히고 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포토샵은 어렵고 일러스트는 재미있다. 왜지? 모르겠다. 하지만 재미를 떠나서 배운 것은 대체로 다음날이면 싹 잊어버리는 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움에는 때가 없다는데, 확실한가요? 때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그리고 정리가 필요한 어떤 것. 방 한쪽에 아직까지 늘어놓았던 짐들. 교육 끝나면 짐 쌀 여유 없을까봐 2월부터 펼쳐놓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던져넣으며 꾸린 짐가방이다. 혹시나 하며 미련 반 오기 반 그대로 두었다가 4월이 되면서 지퍼만 채웠는데 5월이 끝나가는 지금은 다시 쌀 때 싸더라도 일단은 해체를 해야할 것만 같다. 아무래도 기다림이 길어질 것 같아서. 어쩌면 기다려온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 남아있을는지도. 휴- 졌다 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풀게요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웃고 있지만 울고 있는 조커 마음 내 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전세계가 졸지에 언택트 시대를 살게 된 지금. 이 상황이 금세 해결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자 역설적으로 기다림에 대한 불안감은 낮아졌다. 정확히는 체념이랄까. 계획과는 전혀 다른 2020년의 봄이지만 이 낯선 일상에 적응하는 수밖에.











라고 마무리하려는 순간,










출처: 다음(Daum)스포츠 LIVE 중계


8회 말까지 4:3이 9회 초에 12:4








응?


네?


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마ㅏㅏㅏㅏㅏㅏ알!















기분 몹시 좋지 않아 지금













출처: 다음(Daum)스포츠 LIVE 중계


결국 9회 말, 2점 만회해 12:6으로 경기 끝.






아주 굉장한 걸 봐 버렸네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