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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비범한 제주

 

 

10월의 제주는 처음이다.

(차 없는 제주 역시 처음)

 

허둥허둥 버스에 올라 시내로 향했다.

 

 

 

 

 

 

 

    첫째 날    

 

 

네, 원래는 이런 계획이었지요.

 

공항 근처 시내에 있는 일행 1을 만나 함께 일행 2를 만나러 서귀포시로 내려가는 계획. 우리 모두 장롱면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지만, 미련이 남은 내가 쏘카를 대여했다. 우선 달려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 다음부터 버스로 다니면 되잖아요. (그런 마음이랄까)

 

 

 

 

어쨌든 무사히 도착해 반납까지 완료/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에요 ☞☜)

 

 

 

 

 

으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래서

우리는

 

 

 

 

 

다시 제주시로 가게 됩니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이게 다 뭐람 ㅠㅠ 그래도

 

 

이번에는 진짜 반납 완료/

 

 

다시 서귀포시에 돌아온 우리는 가까스로 식당에서 아주 늦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숙소에 모여 맥주를 홀짝이며 이야기의 이야기를 나누다, 슬슬 일어나 볼까 하고 보니

 

 

 

 

 

해가 떴다?

 

아침 7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황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뜻밖의 일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운인가요 뭔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일출을 본 아침이었다. 예뻤어. 인정.

 

 

 

 

 

 

 

    둘째 날    

 

 

정방폭포는 처음이었는데

 

 

 

 

 

저 잠깐 생각할 게 좀 있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새고 폭포는 조금 힘들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찰칵 타임은 놓치지 않는 편.

 

 

 

 

 

제주 여행 친구들 : )

 

코이카 140기 선생님들. 한동안 제주에서 생활 중인 선생님 한 분(일행 1)과 마침 제주에 용무가 있어 온 김에 같이 여행을 계획한 선생님 한 분(일행 2) 그리고 나. 함께해서 즐거웠다.

 

 

 

 

 

한동리 앞바다를 산책할 때

 

 

 

 

 

 

 

다누의 프레임에 담긴 우리와

 

 

 

 

 

곤살리또의 프레임에 담긴 우리.

 

 

 

 

짝꿍 같아 재미있는 두 사진이다.

 

 

 

 

 

 

 

    셋째 날    

 

 

 

함덕.

 

 

 

 

 

저마다 풍경이 다른 바다.

 

 

 

 

 

이날은 볕이 좋아 바다 구경을 한참 하다가 나무 그늘 아래서 또 뒹굴뒹굴. 꼴깍꼴깍 쉬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만 넋 놓고 바라보다 '이래서는 안 되지' 싶어서

 

 

 

 

 

익숙한 찰칵 타임 후,

 

 

 

 

 

숲으로 향했다.

 

 

 

 

 

옮긴 숙소의 사장님께 추천받은 곳. 단장이 덜 된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가까운 숲이었다. 인적이 드물어 휘적휘적 걷기에 좋았지만, 나는 다소 전투적으로 걸었지. 모기밥이 되지 않기 위해.

 

 

 

 

 

그도 그럴 것이 제주 유일의 습지가 이 숲에 있으니까요. 그렇죠, 모기파라다이스죠.

 

 

 

 

 

다시 돌아온 함덕의 하늘.

 

 

 

 

 

뭐죠?

캘리포니아인가요?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날 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이러기 있냐고 정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종아리 뒤쪽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ㅠㅠㅠㅠㅠㅠ

 

 

개나 줄까, 전투력

 

 

 

 

 

 

 

    넷째 날    

 

 

 

있는 힘껏 화창한 하늘. 곤살리또는 제주시로 떠나고, 이제 다누와 나의 여행. 제주에 와서 이렇게 맑은 날이 이어진 적이 없었는데. 참 좋았다. 새파란 하늘과 당근밭의 짙은 초록, 현무암 거친 돌담까지. 완벽해.

 

 

 

 

 

둘레길을 따라 걷다 마침 열린 5일장에 들러서 비가림귤 한 상자를 사, 집으로 부쳤다. 늘 먹기만 하다가 이번에 알게 된 비가림귤. 역시나 숙소 사장님의 추천. 수분이 들어가지 않도록 비나 바람을 막아 수확하는 품종으로,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고 하는데

 

그러게요? 맛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쬐-끄만 게 아주 야무져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귤을 사고 우리는 또 갈 길을 갑니다.

 

 

 

 

 

그곳은 바로 성산일출봉

 

 

 

 

 

맞은 편

에 있는

 

 

 

 

빠에야 식당이죠, 네.

 

 

 

 

 

일단 배고프니까요.

 

 

 

 

 

밥 먹으면 또 뭔가 마셔야지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사이 시간이 또 훌쩍, 구름까지 점점 몰려와, 이번에도 '이래서는 안 되지' 싶어 성산일출봉에 올랐을 때는

 

 

 

 

 

누가 뭐래도 흐림.

 

 

 

 

 

이번에도 쨍한 성산포의 풍경은 보지 못한 채

 

 

 

 

 

하산.

 

 

 

 

 

괜찮아요, 다음에 다시 올게요/

(이날 밤 결국 비가 왔다.)

 

 

 

 

그리고 또 바로 그날 밤.

 

 

처음에는 멍이 들었나 했다. 씻다가 콧등 위쪽 작은 부분만 너무 까만 것이 아닌가. 눌러도 안 아프고. 아무리 생각해도 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더욱 신기하지. 종일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마스크 위쪽이 전부 탄 것이라면 납득하겠는데 어째서 콧등, 그것도 위쪽에 동그랗게 일부분만 탔을까. 별 일이네. 하고 또 씻는데

 

 

 

 

 

아아아아아아아악!

 

여기는 또 왜 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쪽 무릎, 허벅지 쪽이 크기도 모양도 제멋대로 벌겋지 뭔가. 이건 탄 것이 맞다. 아마도 날이 아직 쨍했던 오후, 빠에야 식당에서 일출봉 보면서 먹겠다고 그늘 없는 테라스에 앉아서 식사할 때. 그 때 탄 것 같다. 볕이 진짜 뜨거웠었거든요. 에-이 고르게 잘 탔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얼룩덜룩 탔다. 모기 물린 자국에 더해 엉망진창의 엉망진창이로군.

 

 

 

 

 

 

 

 

    다섯째 날    

 

 

밤 사이 비가 내려서인지 젖은 흙냄새 속에서도 비자 열매 향이 선명하게 퍼지는 이른 아침의 비자림.

 

 

 

 

 

그리고 이날 처음 알게 되었는데, 비자나무. 이 이름은 잎의 모양이 한자 '非(비)'자를 닮은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너무나도 非네, 정말.

 

 

 

 

 

코로나 시대의 돌하르방.

 

괜히 좀 슬픈 사진. 긴 시간이 흐른 뒤,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저런 때도 있었대' 하며 신기해 할까, '저때 만큼만이라도 돌아갈 수 있다면' 하며 아쉬워 할까. 당연히 전자이기를 바란다.

 

 

 

 

 

순환버스를 타고 아끈다랑쉬 오름으로 향했다.

 

 

 

 

 

억새가 한창인 계절.

 

 

 

 

 

호러 같지만 괜찮아.

(날이 좀 흐렸을 뿐)

 

 

 

 

 

바람이 셌다.

 

 

 

 

 

두모악에도 갔었지.

 

 

 

 

 

 

비 내리는 날씨가 어울리는 곳.

 

 

 

 

 

전시를 보고 나오니 비가 그쳐 짧게 정원을 둘러보려는데 다시 빗방울이 떨어져 서둘러 갤러리를 나섰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맞아도 괜찮은 정도여서 우산은 사지 않았다.

 

 

 

 

 

 

 

 

    마지막 날    

 

 

단출한 체크아웃.

 

짐 가볍게 꾸리기 자신 있는 사람/ (저요☜☜)

 

 

 

 

 

4박 5일간 묵었던 곳.

 

 

 

 

 

아침에 일어나면 잠옷에 고무신 바람으로

 

 

 

 

 

숙소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거나,

 

(두 마리 고양이와 한 마리 개가 살아요.)

 

 

 

 

 

다음 날 신을 양말을 빨아 널어두곤 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침 식사 시간.

 

순두부 + 곁가지 찬을 준비해주시는데(너무 취향이고요), 식사할 수 있는 실내 공간에서 먹는 것도 아늑하고 좋지만

 

 

 

 

 

옥상에 올라가 먹은 날도 있었다.

(추... 추워서... 딱 한 번만 했어...)

 

 

 

 

 

두어 번쯤은 일몰을 보러 올라가기도 했지만

 

 

 

 

 

여, 역시... 제주 바람... 굉장히 굉장해...

 

 

 

 

 

그럴 때는 빠르게 내려오는 것이 상책.

 

 

 

 

이곳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아주 우연히도 나는 이곳이 처음 시작되었을 무렵부터 알고 있었다. 그 후로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이, '다음에는 꼭 가봐야지'가 되었다가, '다음 번에는 정말 꼭 가봐야지' 등등이 되어 어쩐지 때마다 어긋나곤 했는데 드디어 이번에 묵게 되었던 것. 기대만큼 좋았고, 기대보다 좋았다. 함께 묵었던 선생님도 마음에 들어해서 더 기뻤다. 언젠가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이곳의 이름은 바로

 

 

 

 

 

이곳을 떠나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제주 아르떼 뮤지엄.

 

 

이곳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에

제주 아르떼 뮤지엄

 

 

대신 이번에는 이곳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가 겪은 험난한 여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음,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 차 없이 가지 마세요 ※

 

아니, 만약 ①숙소가 애월읍에 있거나 ②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테마 여행자라면 괜찮을지도. 하지만 그 외의 여행자는 웬만하면 차를 타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려는 여행자는 꽤 고생이 보장된 동선이니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우리가 어떻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뮤지엄까지 갔는지에 대한 이야기 :

 

 

 

 


초   안 :

 

1. 렌트카

 : 당일 렌트가 안 된다는 것을 당일에 알아서▶대여 실패.

 

2. 쏘카

 : 대여와 반납장소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여유를 부리다가 대여 당일이 되어서야 대여 가능한 차량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또▶실패.

 

 

 

 

수정안 :

 

3-1. 대중교통

 : 201번▶291번▶1.5㎞도보▶도착

 

[201번 버스]

제주의 해안선을 따라 도는 버스다. 동-서와 같이 장거리 이동을 할 때는 이 버스를 타는 것이 좋은데, 해안선을 따라 빙 돌아가므로 빠를 리는 없다. (물론, 내륙을 질러 다니는 버스도 있지만 배차간격이 매우 길고 환승이 필수이므로 시간이 더 소모될 수 있다.)

 

[291번 버스]

애월읍 구석구석을 지나는 버스로, 배차사정에 따라 임의로 노선이 변경·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타거나 내릴 때 꼭 기사님께 행선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안 그러면 우리처럼 망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내릴 때가 지났는데 도착을 안 해 쎄한 느낌에 여쭤봤더니 늦어서(?) 빨리 가야 된다시며 낯선 정류장에 세워주셨다. 기사님, 어음 2리 간다고 하셨잖아요. ㅠㅠ

 

 

 

 

최종안 :

 

3-2. 대중교통

 : 201번▶291번▶응?▶4㎞도보(응?)▶도착

 

그리하여 알 수 없는 정류장에 내린 우리는 환승 가능한 버스가 있다는 사실에 기뻤으나, 그 버스가 불과 몇분 전 지나갔으며, 다음 버스는 2시간 뒤에나 올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택시를 알아봤으나 역시 여의치 않다는 사실에 좌절. 그리하여 약 4㎞를 걷게 된다.

 

 

 

 

 

걷고

 

 

 

 

 

 

 

걷고

 

 

 

 

 

걸었다.

 

 

 

 

 

눈물 없이 못 볼 어음 2리 정류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내 지지마 ㅋㅋㅋㅋㅋㅋ 여기에서 1.5㎞ 더 걸어 도착한 곳이 바로 아르떼 뮤지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는 생각보다 아쉬워서 돌아가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그래도 덕분에 관광지가 아닌 제주 내륙의 작은 마을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라고 위로) 아니, 정말 좋았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었어... 그래... 기념사진이나 한 장 찍고 가시죠...

 

 

 

 

 

하고 찍은 사진.

 

딱히 귤을 염두에 두고 입은 티셔츠는 아닙니다만, 뮤지엄 내 기념품 가게에 있던 귤 모자와 귤 안마봉과 함께 세트가 되어버렸다. 어쩐지 전시 관련 상품보다 제주도 특산품이 더 많아서 희한했던 가게.

 

 

 

 

돌아가는 길에는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서 기다리지 않고 잘 맞춰 탈 수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할 때쯤 공항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본

 

 

 

 

 

공항 뒤편 해안도로의 일몰.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푸욱 잤어요

 

 

(꿀잠: 순도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