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어느 저녁, 띠링 ♬
호우떠에게 연락이 왔다. 호우떠라면
이런 사정으로 한국을 거쳐 칠레를 여행 중인 친구인데, 내게 엽서를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엽서는 늘 설레지, 그렇고 말고! 하며, 그렇게 대략 3주쯤 지난 오늘.
띠링 ♬ 띠링 ♬
엽서가 도착했다.
야무지게 적힌 이름과 주소.
호우떠
너
한글
늘었잖아?
오올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
와우
엽서 귀퉁이에 써 있던 지명을 지도에 띄워 보았다. 칠로에 섬. 갈까 말까 하다 가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고 보니 이 섬에서 멀지 않은 지역, 어느 카페에 앉아 나도 여행 중 처음으로 엽서를 썼었는데. 문득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두 손가락을 오므렸다 펴며, 섬을 작게
더 작게,
아주 작게,
줄여 보았다. 곧 남미대륙은 한눈에 들어왔지만 태평양 너머 서울과 이곳 칠로에 섬은 아무래도 그럴 수 없는 거리인가 보다. 멀긴 멀구나, 생각했다.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기분이 든다. 아무튼
호우떠의 엽서는 바다 건너 잘 도착했고,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니 고맙다는 인사는 내일 하기로 한다.
(하지만 여기라면 괜찮으니까)
謝謝你的明信片!
쎼쎼니더밍씐픠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