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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음식 속으로 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만큼 정말 잘, 많이, 먹은 여행. 그다지 맛집을 꼭 찾아 가거나 긴 줄을 기다려 가며 먹는 편이 아니어서 여행을 할 때면 살이 빠지고는 했는데, 뻬루에 있는 동안은 매일이 기록 경신이었다. 바로 그 이야기. 먼저 Chifa. 중국식 볶음밥이다. 남미에는 중국 음식점이 참 많다. 볼리비아 음식의 여파로 속이 너무 허해 뭐라도 좋으니 밥 같은 것을 먹고 싶었는데, 뻬루의 첫 도시였던 뿌노에서 가격도 싸고 하길래 그럼 한 번,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로컬 식당에서 2-3천원 정도의 가격에 밥을 한 보따리 퍼 주는 것이다. 한 번에 다 먹을 수는 없고, 포장했다가 두 끼에 걸쳐 먹고는 했다. 맛은 뭐, 그냥 볶음밥이다. 어디를 가든 양이 어마어마. 엄청 배고픈데 돈이 없을.. 더보기
평범하게 비범한 여행: 네 달째 오롯이 뻬루에서 보낸 한 달. 원래는 아레끼빠에서 꾸스꼬로 갈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지만 여행비가 바닥을 보여 리마에 먼저 가야 했다. 카드가 없기 때문에 인출을 못 하니 대사관에서 달러 송금을 신청해야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겸사겸사 리마로 올라가는 길에 들른 Ica 사막 도시 이까. 가까운 거리의 와까치나, 라는 마을로 버기투어를 가기 위해 들렀다. 오아시스를 품고 있는 작은 마을 와까치나. 정말 작다. 이런 버기카를 타고 이런 사막 위를 한동안 거침없이 오르락 내리락 달리는 것이다. 그러다 듄 위에서 샌드보딩. 쫄보인 나에게도 의외로 별로 무섭지 않았다. 추천! 그렇게 오후 한나절을 사막에서 보내고, 이까로 돌아와 야무지게 뻗고는 다음날 리마로 떠났다. Lima 뻬루의 수도. (나에게는) .. 더보기
보내는 마음과 떠나는 마음 그리고 맙소사 조금 전까지 함께 자고 먹고 놀던 친구들이 훅. 훅훅. 떠나가는 시간이 찾아오면 보내는 마음과 떠나는 마음이 한데 엉켜 아주 이상한 기분이 되고 만다. 결코 무뎌지지 않는 기분. 그리고 나도 떠난다. 이 모든 떠나는 이들의 마음까지 고스란히 안고 남아 모두에게 손을 흔들어 준 최후의 1인. 마침 감기에 걸려 어딘지 더욱 짠한 최후의 1인. 아마도 가볍지만 쓸쓸하고 무겁지만 쓸쓸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아쉬움 속에 꼴롬비아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간 나는 감상에 젖을 여유도 없이 졸지에 꾸바행 비행키 티켓을 끊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데, 모든 여행자는 꼴롬비아 입국 시 출국 티켓을 소지해야 한다. 라는 뭐 그런 게 있다는 것을 체크인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체크인까지 남은 시간 한 시.. 더보기
작전실패 작전은 맥없이 실패로 돌아가 고객님 입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게 우리 입 속으로. 아, 그런데 뭐지? 너무 맛있잖아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좋은 경험이었다. 라며 한 개 두 개 세 개 어쩐지 자꾸만 손이 가는 리마 명물 잡채 엠빠나다. 오늘의 스페인어 Hay empanada! / 엠빠나다 있어요! 더보기
작전개시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다가 느닷없이 작전을 구상한 우리는 결의를 다지고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그리하여 작전개시! (과연 우리의 운명은?) 오늘의 스페인어 Vamos! / Let's go! 더보기
사건의 전말들 #01_ 4월 어느 날, Santiago #02_ 5월 어느 날, La quiaca #03_ 6월 어느 날, Arequipa 오늘의 스페인어 Vete! / 꺼져! 더보기
평범하게 비범한 여행: 세 달째 이런저런 일들 속에서도 시간은 착실하게 일 초 일 초 나아가 돌아보니 어느새 여행 세 달째. 볼리비아를 지나 뻬루 여행이 시작된 한 달. Santa Cruz del la Sierra 볼리비아의 경제도시. 사실은 전혀 예정에 없던, 몰랐던 도시 산타크루즈.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한국어 선생님을 찾고 있다고 해서 도움이 될까 싶어 들르게 되었는데 연락에 문제가 생겨 결국 학생들은 못 만났다. 대신 그 학생들을 소개해 주기로 했던 현지 친구와 그 친구의 친구들(역시 모두 한국어를 공부하는)을 만나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머무는 내내 어찌나 비가 내리던지, 첫째 날 숙소에 도착한 나.jpg 둘째 날 숙소에 도착한 나.jpg 셋째 날 숙소에 도착한 나.jpg (친구들이 먹을 것을 잔뜩 챙겨 주.. 더보기
이런 저녁을 두고 갈 수 없는 마음 일주일 동안의 스페인어 수업이 끝났지만 선생님이 좀 아쉬워 연장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복습을 하는 주말 오후를 보내며 조촐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어 볼까, 하고 찾아간 인도 풍의 카페. 들어가 메뉴판을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마지막 장에 글쎄, 아아- 반하고 말았다. 매일 매일이 다른 달콤한 꿈이라니. 주인 아주머니께 물었더니 오늘은 살구파이라고 해서 그러면 또 안 먹을 수가 없네, 하며 주문 파이는 정말 집에서 만든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되게 맛있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나는 이미 반했기 때문에 맛만 좋았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한 번 더 반했쪙. 복습. 복습.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많이 나온다) 내 여행의 동반자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는데, 설사. ㅋㅋㅋㅋㅋㅋㅋㅋ..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