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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평범하게 비범한 제주 이번에 알았는데 제주 공항 4층에는 작고 귀여운 전망대가 있다. 비행기 뜨고 닿는 풍경을 볼 수 있지요. 어쩐지 일몰이 무척 멋질 것 같은 느낌. 3월 초의 바닷바람은 아직 어마무시. 그럴 땐 커피죠. 그렇죠? 아니면 홍차라든가. 맞죠? 스콘이 맛있었던 이곳은 영국찻집. 작명이 아주 올곧아. 올곧고 말고. 이번 여행은 엄마와 함께 했는데, 딱 두 가지 금오름을 보는 것과 산방산 유채꽃을 보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 외에는 별게 없었는데 어째서 하루에 만 보씩 걸었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 하나 더! 일몰은 언제나죠. 무조건입니다. 그래서 첫날은 숙소 근처 금능해수욕장에서 도전 🤚🏼 하자마자 철수했다. 바람이 너무 불었거든요. 둘째 날은 바로 옆 협재해수욕장에서 다시 도전 🤚🏼 했는데, 엄마 많이 추워.. 더보기
흐르는 시간이 주는 위로 역시나 한국전력. 오래 전 매수했다가 너무 떨어져 매도하지 못하고 어거지로 가지고 있던 애증의 백 주. 오늘 한국전력의 주가는 모처럼 올랐다. 그 선명한 빨간불을 보며 20대 대통령 당선인의 탈원전 백지화 공약을 떠올린다. 하아 너무나 복잡한 마음. 약 4천 4백만. 2022년 현재 한국의 유권자 수이다. 우리가 자주 오천만, 오천만이라고 말하는 이 수의 크기가 오늘 같은 날이면 새삼 엄청나게 느껴진다. 나와 내 주변의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세상이 오히려 더 많이 박수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것이 소식에 그치지 않고 결과로 증명될 때마다, 나는 그런 일이 늘 처음인 듯이 당혹스러워하다 환멸을 느끼고 이내 무력해진다. 그러나 시간은 흐른다. 두 걸음 물러난 것 같아도 열 걸음 나아가 있고, 백.. 더보기
1년이 스무 달이라면 좋겠어 그러면 2022년 2월 22일, 그러고 나서 2022년 20월 22일도 있을텐데 그러니까 무슨 이야기냐하면 이거를 이렇게 이렇게 하고 싶잖아요 그렇잖아요 아니면 이렇게 대칭 만들고 싶잖아요 그렇잖아요 앗 진정한 대칭은 이건가 (털썩) 잠깐 그러면 1년이 스물두 달? 이건 좀 징그럽네 하고 장기하의 새 음반 소식을 들으며 실없는 상상을 해본 아침. 출처: 장기하(Chang Kiha)@YouTube 공중부양 01 뭘 잘못한 걸까요 02 얼마나 가겠어 03 부럽지가 않어 04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 05 다 이렇게 다섯 곡이라고 한다. 4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리겠습니다. 더보기
걸 위드 더 카메라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만약 누군가 묻는다면 그러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나 비중 100%로 살아온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면 내가 바라보는 나 다른 이에게 보여지는 나 둘은 같을까 다를까 나는 뭘까 무엇이 진짜 나일까 그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나를 찾는 프로젝트 걸 위드 더 카메라 감독의 지인이자 동료이자 친구인 7인의 주변 인물들이 프레임 속의 나를 통해 자아를 탐구하고 발견하는 과정을 기록한 작품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7인. 생각해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우주 같다. 하는 말 행동 짓는 표정 싫은 것과 좋은 것 눈빛과 몸짓 버릇 냄새 걸음걸이 심장의 빠르기 점이나 흉터 주름 . . . 이토록 무한한 ‘나’라는 우주. 그 우주가 집약된 몸. 자연의 일부가 된 몸을 사진에 담아 보고 .. 더보기
그런 사람 있잖아요 보러 가서 자레드 레토(Jared Leto)가 나온댔는데 왜 안 나오지? 언제 나오지? 응? 영화 끝났는데? 하고 끝날 때까지 못 알아 본 사람 저요 🤚🏼 그런 사람 있잖아요. 나만 그런 거 아니잖아요. 에서 박신양 배우 1인 2역이었던 거 나만 영화 끝나고 안 거 아니잖아요. 그쵸? 제법 있잖아요? 그런 사람? 이… 있다고 말해…말하라고… +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연기 굉장👍🏼 ++ 여든이 훌쩍 넘은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 체력도 굉장👍🏼 더보기
자꾸만 바사삭 겨울방학이지만 워크숍이 있어서 수요일 목요일 그리고 오늘까지 열심히 참여했다. 아 뿌듯해! 아 보람차!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제까지는 그랬죠. 목요일까지는 그랬어요. 그런데 조금 전 강의 중에 말입니다? 응? 왜 까매져? 뭐… 뭐야… 아하하… 하하… 하… 아이 짓궂어… 장난치지 마… 그러고는 여기저기 눌러봤지만 키보드는 멀쩡한데 화면만 까맸다. 하하… 왜 까매… 내 마음 같아… 하하하… 아무튼 해결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찾았다. 1. SMC 재설정(이라는 것)을 해라. 고 해서 해봅니다. 기기 버전마다 다르지만 T2칩(?)이 없는 기기의 경우 전원을 끈 상태에서 시프트+콘트롤+옵션+전원 이 4개를 동시에 10초간 눌렀다 뗀 뒤 다시 전원 켜기 실패 2. PRAM 재설정(이라는 것)을 해라. 고 .. 더보기
새마음 바사삭 새해 첫날과 둘째 날이었던 주말. 31일의 다짐대로 그 책을 펼쳤다. 『새 마음으로』 / 응급실 청소 노동자 이순덕 농업인 윤인숙 아파트 청소 노동자 이존자, 장병찬 인쇄소 기장 김경연 인쇄소 경리 김혜옥 그리고 수선집 사장 이영애 순덕 님, 인숙 님, 아악 안돼, 안돼, 한번에 다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잖아! 안돼, 안돼, 안돼, 안돼, 하면서 책을 덮었다. 30년, 40년이 한결같을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 노동의 역사를 주르륵 펼쳤다 한데 포개면 마치 두툼한 하루처럼 보일 것만 같았다. 두툼하고 경이로운 하루. 시간의 더께가 주는 힘을 믿는다. 그 뭉근하고 부단한 힘. 내 노동의 역사를 생각한다. 내가 찍어 온 발자국들이 나는 아직도 헷갈린다. 사랑하는 걸까 미워하는 걸까. 아.. 더보기
월간 하루 뽑기 : 12월, 마지막 이야기 네 그렇죠. 그랬었는데 어느새 1년이 차곡차곡 쌓였다. 시간 정-말. 일력이 이렇게나 홀쭉해졌고요. 매일 한 장씩 착실하게. 『불안의 서』도 착실하게. 오늘의 문장: “저녁의 석양과 아침의 여명을 사랑하도록 하자.” 오-우 새 날을 맞이하기에 더없이 근사한 문장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어쨌든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12월의 하루를 뽑는 대신 소소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얼마 전 이슬아 작가의 신간 두 권을 주문했다. 한 권은 동료 예술가들을, 또 한 권은 주변의 이웃 어른들을 만나 나눈 대화를 엮은 인터뷰집인데 그중 『창작과 농담』 /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 김규진 뮤지션 장기하 영화감독 김초희와 배우 강말금 그리고 밴드 혁오의 오혁 (아니 목차가 이러면 주문 못 참지) 책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