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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준비 11월 24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창 밖으로 흰 눈이 펄펄이었다. 토요일이었지만 출근할 일이 있어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더니 소리 소문 없이 녹아 없어진 눈 대신 젖은 단풍잎들이 태연히 골목을 메우고 있었지만, 그래도 틀림없이 가을은 가고 겨울은 오니까 슬슬 시작해본 월동준비: 1. 다이어리를 주문했다. 양지사의 유즈어리 40. 매년 쓰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새해를 훌쩍 넘겨 주문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웬일인지 부지런을 떨어 선방함. 2.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이것도 참 웬일인지 연말이면 선물을 주고 받을 일이 생기곤 하는데, 올해는 고민 끝에 이것으로 결정. 선물을 건네자 갖고 싶었다며 마음에 들어 해주어서 기뻤다. 살짝 소개하자면, 피너츠 피규어 세트와 플레이 매트가 한 세트인 책인데 .. 더보기
그건 니 생각이고 새 음반발표 소식에, 듣자마자 어머 어쩜 출처: Stone Music Entertainment @YouTube 이렇게 제가 요즘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다 만들어 주신 거죠, 선생님? 하고 그만 큰절을 올릴 뻔했다. 아래는 라이브에디션 영상. 출처: M2 @YouTub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정말이지 이런 재치해학풍자유머라니요! 그런데 마지막이라니요! (약간 눈물바다) 그건 그렇고 해체 전 마지막 공연의 예매취소표가 며칠 째 단 한 장도 풀리지 않아서 이것 참, 하-아아ㅏㅏㅏ 어떡하지? 어떡하죠 선생님? 네? 더보기
나에게 이만천 원을 줘 핑크뮬리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부서질 듯 연약해 보여 조심조심 손가락을 밀어 넣어 사진을 찍고 보니 어쩐지 하루 전 일이 생각났다. 그리하여 사진에 정성스럽게 텍스트를 추가하여 친구에게 보냈다. "친구야." "나에게 이만천 원을 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토록 핑크핑크한 정산이라니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너무 많은 감성이 아닐 수 없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더보기
빙하기의 역 어젯밤이었다. 한 시인의 죽음. 내가 아는 죽음은 아직 어느 해 어느 계절 몇 개의 장면으로만 요약되어있는데. 두 시가 넘어 겨우 잠이 들었지만 다섯 시에 한 번 여섯 시에 또 한 번. 그렇게 일어나 그녀의 시집을 한 권 가방에 넣고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탔다. 빙하기의 역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우리는 만났다얼어붙은 채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내 속의 할머니가 물었다, 어디에 있었어?내 속의 아주머니가 물었다, 무심하게 살지 그랬니?내 속의 아가씨가 물었다. 연애를 세기말처럼 하기도 했어?내 속의 계집애가 물었다. 파꽃처럼 아린 나비를 보러 시베리아로 간 적도 있었니?내 속의 고아가 물었다. 어디 슬펐어? 그는 답했다, 노래하던 것들이 떠났어그것들, 철새였거든 그 노래가 철새였거든그러자 심장이 아.. 더보기
다들 고마웠어 출처: 네이버 영화 어쩌다 우연히 가족이 된 이들이 바다로 물놀이를 간다. 찰박거리며 노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할머니. 즐거운 나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이 옴짝이며 했던 말. "다들 고마웠어." 그리고 며칠 뒤, 자는 듯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런 연기를 했던 그녀가 어제, 정말 눈을 감았다. 자는 듯 조용히 눈을 감는 연기를 하는 키키 키린을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어마어마한 팬은 아니었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서 그녀가 아닌 다른 엄마, 다른 할머니라니. 잘 그려지지 않는다. 긴 시간 아팠다고 한다. 그날 그 바닷가에서 그녀는 진심으로 고마웠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해 질 무렵의 바다와 발바닥에 와 닿는 모래, 수십 년을 걸어온 .. 더보기
코끼리 좀 타지마! 출처: 영화 @EBS 그러니까 제발 코끼리 좀 타지마! 코끼리 좀 안 탔으면 좋겠다. 코끼리가 부리는 재주에, 코끼리가 코에 물감을 찍어 그리는 그림 한 장에, 즐거워하거나 박수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코끼리는 자신을 도와준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상처를 준 이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 아닐까. 지난 일요일 막을 내린 2018 EBS국제다큐영화제 출품작인 이 영화는 이번 주 토요일(9월 1일)까지 D-BOX에서 무료로 다시 볼 수 있으며, 이후 유료로도 시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D-BOX 바로가기▼eidf.co.kr/dbox/movie/view/406 트레일러 영상 ▼출처: The Lightnight Cinema @YouTube 더보기
입고 서점 리스트: 184 días(184 디아스) 2018년 8월 20일 현재서울 세 곳과 청주 한 곳의 서점에 입고되어있어YO! 첫 번째 서점 / 책방 여행마을 정말 무더웠던 날이었다. 이날은 두 군데 서점에 동시에 책을 전해드릴 예정이어서 가방 한가득 책을 담아 메고 다녔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서점으로 향하는 동안 심장이 쿵쿵거려 혼났다. '책'을 만들고 '서점'이라는 곳에 내 책을 놓을 수 있게 된다니.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시크한 고양이 한 마리와 마을이장님이 계시는 책방 여행마을. 여행 관련 독립출판물이 많으며 때때로 관련 강좌도 열리는 서점이다. 다음날 행사준비로 분주하셨을 텐데도 책을 드리자마자 선반에 진열해 주셔서 왠지 으쓱하고 감사했다. 처음이라 그랬는지 수줍어서 잘 찍지 못해 서점 사진은 없다. (다음 서점부터는 뻔뻔하게 잘 찍음ㅋㅋ.. 더보기
올해는 8월 16일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덥고 묵직한 바람이었는데 오늘 저녁 부는 바람은 갑자기 가을 도착 3초 전의 바람. 역시, 말복(엄지척) 언제부턴가 여름이 저무는 때가 아쉬워 일요일 오후 4시의 기분 같은 그런 기분이 해마다 짙어진다. 뜨거웠던 어제, 청주의 하늘. 더보기